오늘날 신자들의 삶은 불공평한 불신의 땅 위에서 공평하시고 선하신 하나님을 바라보고 살아내야 하기 때문에 기실 녹녹치 않은 삶이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일주일동안 세상에서 시달렸기에 주일날만이라도 교회를 통해서 위로받기를 원한다. 당연한 이치다. 축복과 칭찬과 격려와 사랑의 교제 등을 통해서 위로하시는 하나님은 우리에게 한량없는 은혜이시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우리의 마음이 위로받는 은혜에만 항상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시고 세우신 목적에는 사명이 있다. 그러니까 우리로 온전한 사명 감당을 위해서 지혜도 주시고 힘도 주시고 사람과 환경도 마련해 주시고 더 나아가 우리를 위로해 주신다. 하나님 앞에서 온전한 신앙은 위로받는 은혜에서 위로하는 사명으로 확장되는 것에 있다.   

목회자의 사명 중 하나는 선지자의 마음으로 외치는 것이다. 요즘 세상은 좋은 소리도 두 번 하면 잔소리로 여기는데 하물며 바른 소리를 듣기 좋아할 사람은 거의 없는 듯하다. 따지고 보면 나도 그럴 거고. 물론 같은 말도 다르고 다르기 때문에 바른 소리를 어떻게 풀어내고 접근하는가에 따라 상대방이나 듣는 사람들이 날 선 감정으로 받아칠 수도 있고 겸허히 수용할 수도 있을 거다. 이것은 응당 가장 먼저 다루어야 될 관계적 문제다.   

그런데 내가 늘 생각해 보는 관점은 화자의 대화법이나 태도보다 청자의 수용자세에 있다. 교회 안에서 보면 사람들은 진리이냐 아니냐보다 그 말에 내가 상처를 받았느냐 아니냐를 늘 먼저 따진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서 아무리 바른 말이라도 내가 듣기에 거북했고 내 마음에 상처가 되었다면 바른 말도 틀린 것이 되어 버린다. 그래서 그 말이 듣기 싫고 인정하기도 싫다보니 우리가 흔히 취하는 방어적 태도가 뭔가? 당신은 본이 되지 못하면서 나더러 왜 그러냐는 거다.   

사실 맞는 말이다. 성경에도 먼저 된 자의 본을 항상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그런 성경에도 보면 주님은 이런 말씀도 하셨다. 그 사람의 행위는 본 받지 말아도 말은 듣고 행하라고!(23) 나는 이것이 신자들이 가져야 될 지혜라고 생각한다. 말하는 이의 심판은 하나님께 맡기고 비록 내가 듣기에 한없이 불쾌해도 바른 말이라면 듣고 행하는 것, 이것이 우리 각자가 할 일이 아니겠는가!   

나 자신을 보나 여러 사람들을 보나 우리는 아직도 자기중심적인 신앙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 사람마다 소견이 있고 감정의 기준이 다 있다. 우리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 하지만 신자는 내 기분이 한없이 상했을지라도 그 주장과 말이 성경말씀의 원리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면 먼저 겸허히 인정하고 수용하는 마음과 자세를 가져야 되지 않을까? 그것이 우리 모두가 가져야 될 사명자로서의 바른 모습 일게다.   

이를 위해서 특별히 말씀을 맡은 목회자는 계시된 진리가 진리의 사실로 드러나고 하나님의 뜻이 하나님의 영광으로 드러나시도록 모든 신앙됨에 본이 되어야 하며 자의든 타의든 신자들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주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지도자는 늘 자신을 깎아내야 한다. 매 순간마다 나는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에서 이미 죽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내 지혜나 경험이나 주관으로 목회하는 것이 아니라 부활하신 예수님이 목회자의 성숙과 겸손, 때로는 어리석음과 나약함을 통해 일하심을 날마다 고백해야 한다.   

그래서 목회는 어렵다. 늘 은혜에 매이고 주님께 맡겨드려도 목회자도 연약한 존재이기에 그 길에 부딪히고 넘어지면서 여기저기 멍들고 아프다. 그래도 어쩌겠나? 날 불러 세우시고 달려가게 하시는 이 사명의 길 외에는 다른 길이 없으니 말이다. 일등은 못되어도 후퇴하지 않는 것만도 순종이다. 이 사명을 위해 목회자도 때마다 위로받아야 될 존재다. 서로를 위로하며 한 마음으로 사명의 길에 동행자로 서는 삶. 그런 목회가 좋다. 앞으로도 행복한 목회를 계속 이어가고 싶다. 그래서 기도는 멈출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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