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겪어보지 않거나 최소한 바로 곁에서라도 보지 않으면 그 사람의 심정이나 삶의 자리를 이해할 수가 없다. 가까운 사람이 목사는 교회에서 대충 일하면서 사는 사람 정도로 알았단다. 그런데 나를 보면서 목사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님을 알겠더란다. 위로가 되고 고마웠다. 그런데 어디 목사만 그런가? 세상에 어떤 일이나 직업이든 편하거나 수월한 것은 하나도 없다. 속내를 드러내지 않을 뿐이지 모두가 자기 인생의 짐을 지고 오늘 하루를 감내한다.

 

기쁨의 연휴였지만 더 길다한들 명절은 여전히 짧을 뿐이다. 노모는 또 떠나는 자식을 바라보시고, 큰 녀석은 스스로 이겨내야 할 자리에 다시 남겨진다. 시간의 화살은 모두를 품에서 떼어내고 홀로 서게 한다. 그만큼 세월은 잔인하다. 하지만 하나님은 이 냉정함 위에서 열정을 다해 살아내게 하신다. 때로는 갈 바를 알지 못해도 나아가게 하시고 때로는 좌절하고 넘어질지라도 오직 당신만 더욱 사랑하게 하신다. 그럼으로써 우리를 단단하게 만드신다.

 

일상으로 돌아가는 길이 낯설다. 하지만 거기에는 우리를 향하신 뜻이 있다. 이끄시고 밀치심이 있다. 내일을 항한 응답이 있다. 그러므로 신자에겐 명절 후유증도 은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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