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오른쪽 배 아래에 묵직한 통증이 갑자기 느껴지기 시작했다. 식은땀도 난다. 오랜만에 또 겪는 요로결석 복통이다. 옛날 결석을 처음 겪을 때는 수개월에 한 번씩 결석이 빠질 때마다 크고 작은 복통으로 긴장되는 시간을 보냈었지만 이후부터 지금까지 다년간은 복통 없이 결석이 빠져나왔었다. 하지만 오늘 새벽에는 그 힘겨운 통증을 다시 겪어야 했다.

예전 첫 담임목사로 섬기던 교회에서 수요예배 직전 제단에서도 갑자기 복통이 나서 간절히 기도드렸고 예배가 시작됨과 동시에 주님 은혜로 복통이 사라졌던 기억이 났다. 이제 두세 시간이 지나면 새벽예배 인도를 해야 되기에 지난 날 도우셨던 주님의 신실하신 은혜를 의지해서 홀로 긴급 기도를 드렸다.

뭐랄까, 나는 만성 요로결석환자이기에 이 고통의 흐름을 잘 안다. 빠르면 한 시간, 길게 가면 대략 두 시간 정도 복통으로 고생이 무척 심하다. 견뎌내야 한다. 바로 병원에 갈 형편이 못 되면 타이레놀 두 알을 먹고 우선 통증을 가라앉히면서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몸 밖에서 체외충격파쇄술로 결석을 잘게 깨트려야 한다. 이후 피가 섞인 소변으로 깨어진 결석들이 빠져나온다. 파쇄술을 맞을 때 잘못 맞으면 상당한 아픔이 있다. 이래나 저래나 아프다. 여하튼 견뎌야 하는 과정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타이레놀도 먹지 않고 그냥 좀 더 지켜보기로 했다. 극심한 통증까지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견디기엔 쉽지 않은 통증이다. 흐르는 작은 땀들을 연신 닦아 낸다. 

이대로라면 오늘 새벽예배 인도가 가능할는지 여러 생각들이 머리를 휘감는다. 방과 거실을 조용히 걸어 다니며 기도한다. 물도 계속 마신다. 한두 시간을 견디려니 앞이 노랬다. 하지만 주님의 은혜는 나를 만져 주셨다. 삼십 분만에 통증이 멈췄다. 결석이 좁은 요도관을 생각보다 빨리 지나간 모양이다. 요로결석 통증은 결석이 요도관을 지나면서 관 내벽을 건드릴 때 극심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러니까 요로결석 통증은 갑자기 시작해서 언제 그랬냐는 듯이 갑자기 멈춘다. 이제 며칠 평상시보다 물도 많이 마시면서 요 못된 녀석이 쉽게 빠지기를 기다릴 뿐이다. 힘든 새벽이었다. 하지만 은혜로 새벽제단은 잘 지켰다.

고통은 분명히 겸손하게 주님을 더 의지하게 만든다. 기도는 당신의 자녀에게 주신 특권이며 놀라운 복이다. 중요한 일은 미루지 않듯이 신자에게 기도는 먼저 된 사귐이고 기도가 인생을 살린다. 모두 잠든 밤 홀로 힘들 때도 주님은 나를 위해 당신의 보좌에 응급실을 열어 놓고 계시며 빨리 나를 살펴보기를 기다리고 계신다. 기도는 주님 앞에 나아가는 바로미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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